사무실 앞에 새로운 카페가 생겼다.
호수가 생기기 전 다른카페가 있었는데, 사장님이 매우 불친절했던 기억이있다.
공사도중 심상치않은 장면들- 예를들면, 가게정면에 타일을 붙인다거나, 가구를만든다거나- 을 목격했는데
오- 신경좀 쓰나보다 했다.
두둥. 지지난주에 오픈을했다.
그런데 가장 희소식은 불친절한 사장님이 친절한 사장님으로 바뀌었다는거였고
두번째 기쁜소식은 70년대스타일의 우울한동네에 샤방한 플레이스가 하나 생겼다는거다.
가게 외관은 요런정도?
이 촌스럽고 생동감없고 외롭고 목마른동네에 '젊은가게'가 생겼다는게 기뻐서 오픈날 냅다 달려갔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쪽쪽빨며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젊은 사장님이 매우 친절하시다.
얘기를 하다보니 아는사람건너 아는사람건너 아는사람이더라. 역시 위대한 인맥의나라 대한민국. 짝짝짝.
가게를 찬찬히 둘러보았는데, 어느 한구석하나 신경안쓴곳이 없다고 느껴질정도였다.
뭔가 언밸런스한 컬러가 곳곳에 퍼져있으면서 코지한느낌이랄까. 전체적인 톤은 민트색.
결론은
비양키 컬러인거다! 으하하하
인테리어 분위기로만보면 된장의성지 가로수길의 여타가게보다 월등하다
카페한켠엔 예전에 내방에있던 아이케아의 그것이 있다.
정렬되어있는 저 에비앙유리병과 페리에는 시집간 내친구이자
분당 정자동 된장녀의 한 획을 그었던 한유미씨의 심금을 울렸던 바로 그것.
거울에 세워져있는 저 목각인형의 자세는 거울에 비친 조성진대표가 춤출때의 그모습과 상당히 비슷하다.
미니벨로를 즐기시는 사장님내외(는 아니고 사장님과 남친분)라서 가게 안엔 빛나는 미니벨로 두대가있다.
그것도 아주 비싼걸로!
아담과 아늑의 포스를 동시에 내뿜는 바로그곳. 카페호수.
저 책상은 사장님과 남친분께서 (길게쓰는것보다 내외라고 표현하는게 편하니 두분 얼른 결혼하시길) 직업 만드셨다고한다.
커다란 나무판을 구입하고 직접 재단하고 디자인하여 만드셨단다. 나도 내 책상하나 만들어보고싶다.
카페엔 손님들을 위해 랩탑도 준비되어있다. 라고 하고싶지만 사장님 개인노트북이다.
확인은 못했지만 랜선이 없는걸로 보아 무선랜이 가능한듯하다. 즉, 랩탑을 가져가면 인터넷을 사용할수도있다는말이다.
하지만, 가게규모가 크지않으니 손님이 좀 많을땐 개념없이 죽때리지말고 빨리먹고 빨리 꺼지자.
선반도 아마 직접 제작하신듯하다. 선반위엔 읽을만한 책들과 귀여운 피규어들, 카페의 분위기를 한껏 돋궈주는 장식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찍은 날은 JULY 8 이었군.
젠가처럼생긴 나무덩어리. 이가없어서 잇몸으로 씹는 나는 DSLR이 없기에 오늘도 똑딱이로 접사를 찍는다.
삼성디카 만세.
보물을 찾아 떠나는 인디아나 존스와 미니쿠퍼를타고 도망가려는 골룸.
얼마전에 <박물관은 살아있다2>를 본 나는,
'이 카페가 문을닫으면 쟤네들이 지들끼리 춤추고 노래하며 놀고 싸우기도하고 그럴거야' 라는 초딩적인 발상을 잠깐했다.
나는 내년에 서른살이 된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대장은 메칸더 브이가...
저 BREAD라고 씌여있는곳엔 오픈날이라 떡이 가득들어있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엔 주변에서 떡을 참 많이 얻어먹었었다.
옆집이 이사와도 떡을 돌렸고, 윗집,아랫집 모두 이사를 오는날엔 떡을 돌렸다.
어릴적 몇번의 이사를 할때마다, 정리가 덜끝나 분주하게 이삿짐이 가득쌓여있는 우리집에선 항상 시루떡냄새가 풍겼다.
어느샌가, 그런것들이 사라지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떡값이 비싸지는걸까? 아님 진짜 우리네 인정이 각박해지는걸까?
이분이 사장님이시다. 남자친구분과 거의 함께 계신다. 어린 여자분이라고 혹시라도 껄떡대면 귓싸대기 날라가는수가있다.
be nice.
작지만 세련된, 싸고 맛좋은 커피가 있는, 친절한 사장님과 편안한 의자가 있는 카페.
그런곳이 동네에있다는건 참 커다란 행운이다.
'호수'라는 상호명도 -호숫가처럼 편안한곳에서 쉬다가 가라-는뜻에서 지으셨다고한다.
더운여름, 시원한 커피를 홀짝이며 편히 앉아서 책을 읽고싶게만드는 카페호수.
우리사무실에 놀러오는사람에겐 내가 이곳에서 커피를 대접하겠다.
그게 아마 티스푼이없어 껍데기로 휘휘저어주는 사무실 맥심보단 342929479293847만배 좋을테니.
앞으로 미술모임 soul brush와 빈티지 자전거모임들도 여기서 자주모였으면 좋겠다.
좋은 이곳이, 앞으로도 계속 잘되서 많은사람들이 찾는,
멋내지 않아도 멋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그런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딘지 궁금하냐
양재역에서 강남역 반대방향으로 직진.
교육개발원입구 사거리에서 좌회전 후 직진하다가 사거리 못미쳐서 왼쪽에 뱅뱅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