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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예쁘다.
가을.
아침에 정신없이 일어나 잠이 덜깬 채 샤워를하고 옷을입고 집을 나서 버스정거장에 섰다.
늘 그랬듯 담배한개피를 입에물고 버스를기다렸다.
버스에 올라타 교통카드를 찍고 뒷문옆자리에 앉아 커튼을닫고 후드를뒤집어쓰고
머리를 창에 기댄다.
정신없이 자고일어나니 양재.
잠이 좀 깼을까, 왜이리 볕이 쨍쨍해- 주절거리며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보았는데
저하늘의 끝은 어디일까 라는생각이 절로날만큼,
가을하늘은
파랗고 높고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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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랗고 바람이 차가와지니 문득문득 외로움이 온 몸을 덮는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예전에 우루사광고에 나왔던 검은곰 같다고나 할까.
어깨를 짓누르고 허리를 쿡쿡쑤시고 머릿속에들어가 두통을 만드는애는
스트레스도아니오, 바이러스도아닌 외로움이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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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분히 어린이기질이 드러나는 자신을 발견할땐,
- 회사에서 밤을새웠는데 아침에 누군가 뽀송뽀송한 속옷을 가져다주거나
- 배가고픈데 왜 밥안먹었냐며 속상해하는표정으로 화를 내거나
- 날씨좋으니 소풍가자며 조르거나
- 갑자기 문자메세지로 '보고싶다'고 메세지를보낸다거나
하는상황들이 내게 일어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이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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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지윤양이 사무실로놀러와서는 남자친구얘기를 꺼낼때마다
그 호칭을 '우리오빠'라고 자연스럽게 (아주자연스러워야한다. 마치 친오빠 이야기를 하듯-)
이야기하는데 속으로 '아! 저건 나의 로망인데-'라며 이유모를 속상함이 생겼고
그순간 외로움이 온몸으로 뻐렁쳐서 코끝이 찡찡해졌다.
이런초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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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책읽기 좋은계절_
이라는 말은,
-데이트도없고 어차피할거없으니 선선한 바람부는데 앉아서 책이나봐라 이 초라한 싱글놈아-
라는뜻에서 나온말이 아닐까 싶다. 역시 선인들은 현명했다.
[책읽기좋은가을]이란 말은 분명 옛 어른, 그중에서도 싱글이어서 외로웠던 조상님들이 남기신 어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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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에라 책이나읽자_라며 인터파크에서 주문한 소설,비소설,에세이,자기계발책들은
선선한 바람이부니 망아지처럼 외로워진 정신상태로는 한권도 못읽겠다싶어,
출퇴근버스에서 한장씩 읽어내려가고 있다.
코끝이 싸해지는 겨울이 오면 나는 좀 괜찮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