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6월29일.
를 만나기로했다.
배려심없게도 퍽퍽한 거즈로문대고, 새살이 돋아난다는 복합마데카솔까지 듬뿍발라 반창고로 덮어준..
국방색(카키색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 '국방색'이었음)뽀송뽀송한 바지와 두툼한 갈색잠바까지
내어준 친구다. 또한, 그는 당시 엄청난 인맥을 갖추고있었는데, 올림픽아파트에서 잘나가던
"어때?"라고 자랑했던, 바로 그 친구다.(그땐 대답못했는데 지금 대답해줄게. 솔직히 별로였어 dude.)-
가 돌아왔다.
나는 인도위에 차세워놓는새끼들을 증오한다.
초등학교때 분명히 배웠다.
"차는 차도로, 사람은 인도로."
이런새끼들은 초등학교를 안나온걸까?
크리스피에 도넛플랜티, 미스터도넛 등 도넛가게가 많이 생기는것 같다.
신사동에 처음보는 새로생긴 도넛가게가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속으로 '앗! 꼭 가봐야겠군!' 이라고 생각한 나는
정녕 평생을 이 돼지 몸매로 살아야하는 숙명을 타고난걸까?
그러고보니, 몇달간을 집-회사-집-회사의 무한반복만 했던 것 같다.
오랫만에 신사동 사거리의 많은 차들을 보니 나도모르게 설레였다.
군대후임이었던 경남 김해출신의 종호가 22살이 되도록 서울을 한번도 안가봤다고했는데,
종호가 처음 서울을 봤을때도 이렇게 설레였을까?
신사동 사거리에 새로생긴 건물. 나름 이곳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있다던데..
기하학적인곡선을 사용한 건물디자인은 그렇다치자. 쌈마이스러운 저 네온불빛을보니
십여년 전 강릉시내에 있던 '국빈관나이트크럽' 간판이 떠올랐다.
건물짓던 센스가 외관조명공사를할땐 저 멀리 옵티머스프라임네 별나라로 날아갔나보다.
닭집에 도착하니, "D"와 나랑동갑이라는 윤수씨,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시는 기승이형님께서 계셨다.
신사동 가로수길 크라제버거쪽으로 들어가서 첫번째골목에서 좌회전하면 있는곳인데 이름이 "한잔의 추억"이다.
꽤나 유명한곳같은데 나는 처음와봤다. 닭튀김이 아주 맛있었는데, 나는 생긴거랑 다르게 처음보는사람 앞에서
엄청 낯가리는 병신같은 성격때문에 두조각밖에 못먹었다. 아마도 돼지가 되고 난 후부터, "많이먹는새끼"라는
타이틀이 무서워서인가보다. 친한사람이 아니면 앞에서 음식을 잘 못먹는다. 평소엔 밥을 두공기씩먹는데..
윤수씨도 배가고팠는지 닭을 뜯는다.
뜯고 또 뜯는다.
이집에서 잘나가는 고추튀김이란다. 고추안에 뭔가 맛있는것들이 꽉 차있었다.(만두속같았음)
튀김도 바삭바삭하고 겁나 맛있어서 소리를 지를뻔했는데, 병신같은 낯가림때문에 두개밖에 못먹어서
집에오는길에 식탐의 대가답게 자꾸 생각이 났다.
우리는 닭을 뜯고 맥주를 들이키며, 예술과 취미와 정치와 브랜드네이밍에 대해 토론했다.
"D"의 뉴욕생활에대해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주 흥미로웠다.
그녀가 없는 지금의 일상이 굉장히 허무하다고 했다. 나도 미국에 그런 감정을 느낀적이 있어서
그가 느끼는 그 공허함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다.
나는 그때, 그 슬픔과 허무함과 아픔을 그림으로 그렸었다.
그래서 "D"에게도 지금 니가 느끼는 그 감정을 그림같은걸로 남겨보라고 했다.
단순한 그는 "오~ 좋은생각이야" 라며 기뻐했다.
그가 기뻐하니 나도 기뻤다. 친구라는건 그런건가보다.
많은 얘기들 중, 정치얘기를 빠뜨릴 수 없었는데 우리가 얘기한 정치는 이명박 노무현 진중권 한나라당따위의
정치얘기가 아니라 우리생활 안에서 일어나는 정치적인 이야기들이었다. 매우 흥미로웠고, 역시 대한민국
좁은땅은, 순수한 취미생활을하기에 개거지똥꾸멍같은 욕심을가진 정치적돼지들이 많다는걸 또한번 느꼈다.
어딜가나 다 그렇다. 욕심으로 살찌운 돼지같은 소수의 무리들은 무얼하건 그 안에서 주도권을 잡고싶어하고
권력을 행사하고싶어한다. 그래서 언제나 결국 피해를보는건 그 자체를 순수히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사진도 마찬가지고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스키도 마찬가지고 등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모든 취미생활바닥이 다 그모양이다. 생각하면 역겹다.
"D"와 형님과 윤수씨.
다들 잘생겼다. 가운데 계신 기승형님은 키가 186에 어깨가 내 다리길이만큼 넓었다.
성격좀 있게 생기셨으나, 막상 얘기를 나눠보니 매우 부드러운형님이셨다. 앞으로 좀 친하게 지내야겠다.
뉴욕시간 일곱시반에 그녀를 깨워야한다고 바짝 긴장해있던 "D"
집에 가려는데 자전거를 옆건물에 세워놓았던 윤수씨가 건물문이 잠겨 자전거를 꺼내지 못했다.
비가와서 건물안에 잠시 세워둔것뿐인데 건물주인이 문을 잠궈버렸다. 점점 야박해지는 세상이다.
어쩔줄 몰라하고있던 두사람을 어쩔줄 몰라하며 쳐다보는 "D"를 어쩔줄 몰라하며 사진을 찍었다.
건물에 포위된 윤수씨의 노랑픽스드바이크.
픽스드바이크를 소위 '픽시' 라고 부르던데, 나는 잘 모르겠지만 자전거를 잘 아는 일랭블로그를보니
'픽시'라고 하는건 잘못된거라고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하니 나도 앞으로
'픽스드바이크'라고 불러야겠다. 내가 자전거를 타게 생긴건지 크롬백을 매고다녀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묻는다.
"넌 왜 픽스드바이크를 안타냐"고. 본고장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조금 즐겨봤으나,
산이나 바다같은 대자연에서 익스트림하다가 죽는건 괜찮은데, 길에서 차에치여죽는건 별로인것같아 못타겠더라.
그나마 길거리 보행자와 자전거,오토바이 무서워하는 미국운전자들틈에서 탈때도 그랬는데,
지옥같은 한국아줌마들과 함께 도로위를 달린다니.. 생각만해도 똥구멍이 오그라드는거같다.
멋진데, 내스타일은 아니더라. 무서워.
오랫만에 밖에 나와서 좋고, 오랫만에 친구를 만나서 좋았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산더미같은 원고속에 파묻히기 전까지는 아주 좋았다.
가로수길 통닭이 또 생각난다.